할매 생일이란 말조차 낯설었던 시절어릴 적엔 할매 생일을 따로 챙긴 기억이 별로 없다.어른 생일은 그냥 미역국 한 그릇, 막걸리 한 잔이면 끝이었다.할매는 언제나 “나는 생일 필요 없다”며 손사래 치셨다.하지만 마음속으로는 작은 축하 한마디가 고팠을지도 모른다.작은 용돈이 만든 큰 선물학교에서 친구들이 엄마 생일에 케이크를 사드렸다는 이야기를 듣고, 나도 할매께 케이크를 드려야겠다고 결심했다.용돈을 조금씩 모았다. 떡집에서 떡 하나 사드리는 게 낫다고 어른들은 말렸지만, 내겐 케이크가 꼭 필요했다.촛불 하나, 할매의 웃음꽃작은 빵집에서 산 케이크는 크지 않았다.딸기 몇 알이 올려져 있고 초 하나 꽂을 자리가 겨우 있었다.할매 앞에 케이크를 내밀자 할매는 처음엔 손사래를 치셨다.그러다 초에 불을 붙이고 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