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가 아플 땐 약국보다 할매 손어릴 적엔 배가 살살 아프기만 해도 겁부터 났다.병원은 무섭고 약은 쓰기만 했다.그럴 때 내가 먼저 달려간 곳은 할매 무릎이었다.할매는 다 큰 손주를 다그치지 않고 조용히 무릎에 눕혔다.그리고 따뜻한 손으로 배를 문질러 주셨다.할매 손끝의 온기할매 손은 늘 거칠었다.김치 담그랴, 논밭 일하랴, 한시도 쉴 틈이 없으니 손이 고울 리가 없었다.그런데 신기하게도 거친 손이 배 위를 도닥거리면 금세 아픔이 가라앉았다.할매는 중얼중얼 주문 같은 걸 읊조리며배꼽 주변을 둥글게 돌려주곤 했다.어릴 땐 그게 진짜 약이라 믿었다.지금 생각하면 할매 손끝에서 전해진 건 약보다 더 큰 마음이었다.마을 약손 할매우리 동네엔 약국보다 할매의 약손이 더 유명했다.어린아이부터 젊은 엄마들까지 배가 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