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이면 피어오르던 담배 연기어린 시절, 저녁밥을 다 먹고 나면 할배는 늘 마루 끝에 앉아 담배를 피우셨다.마당을 바라보며 천천히 연기를 뿜는 모습은 마치 깊은 생각에 잠긴 철학자 같았다.나는 그 곁에 쪼그리고 앉아 연기 속에서 할배의 옛날이야기를 들었다.할배의 허풍 반 진담 반할배가 들려주는 이야기는 늘 반은 진짜고 반은 허풍이었다.어릴 적 개울가에서 물고기를 손으로 잡았다거나, 산 너머 마을까지 걸어가서 짚신을 팔았다거나.그중에서도 가장 재미있던 건 할배의 젊은 시절 싸움 이야기였다.동네 싸움꾼과 한 판 붙어 이겼다는 이야기를 할 때면, 할배 눈빛은 소년처럼 반짝였다.나는 믿음 반 의심 반으로 그 얘기를 들으며할배가 얼마나 멋졌을까 상상했다.그렇게 허풍 섞인 이야기 속에서 나는 할배의 청춘을 몰래 엿..