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독대 위로 떨어지던 빗방울어릴 적 할매네 마당은 비가 오면 더욱 활기를 띠었다.장독대 뚜껑 위로 떨어지는 빗방울 소리가 경쾌한 북소리 같았다.나는 비를 맞으며 뛰놀다 흠뻑 젖어도 할매는 꾸중 대신 마른 수건을 내주셨다.그리고 마루에 앉아 비 오는 소리를 들으며, 할매의 따끈한 수다방이 열렸다.동네 할매들의 모임비만 오면 어김없이 동네 할매들이 우산을 쓰고 모여들었다.누군가는 파전을 부쳐 왔고, 누군가는 묵은 김치를 내왔다.마루 끝에는 할매들이 둘러앉아 이런저런 이야기를 쏟아냈다.자식 흉도 보고, 며느리 자랑도 하고, 요즘 나락값이 얼마인지도 그 자리에서 다 해결되었다. 어린 나는 그 틈에 앉아 파전 부스러기를 주워 먹으며어른들의 이야기를 훔쳐듣는 게 재미있었다.그때는 몰랐지만 그 수다는 단순한 말잔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