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분들이 떠난 자리이제 내 곁엔 할매 할배가 없다.함께 웃고, 꾸중하고, 따뜻한 밥을 차려주시던 두 분은 긴 세월 뒤로 남겨두고 떠나셨다.집 안 어디에도 두 분의 모습은 없지만, 문득 문득 빈 자리가 말을 걸어온다.마루 끝, 빈 의자 하나할배가 앉아 담배를 피우던 마루 끝 자리에작은 의자 하나가 덩그러니 놓여 있다.낡아서 페인트가 벗겨졌고 다리가 조금 휘었지만가족 누구도 그 의자를 버리지 않는다.그곳엔 아직 할배가 앉아 계신 것 같기 때문이다.부엌 구석, 할매의 양은 냄비부엌 한 켠엔 할매가 평생 쓰던 양은 냄비가 아직도 있다.이제 그 냄비에 국을 끓이는 일은 없지만그 냄비를 볼 때마다 고등어조림 냄새, 된장국 김이 스쳐간다.할매의 손맛은 사라졌지만 기억 속엔 선명하다.빈 자리가 남긴 따뜻함할매 할배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