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풍날의 설렘학교 다닐 적 제일 설레는 날은 소풍 가는 날이었다.멀리 갈 것도 없이 뒷산이나 개울가만 가도 신났는데, 그보다 더 기다려진 건 할배가 준비해 주신 도시락이었다.친구들 도시락엔 소시지나 통조림 반찬이 있었지만, 내 도시락은 항상 조금 달랐다.밤새 준비한 도시락소풍 전날 밤, 할배는 마루끝에 앉아 달걀을 삶고 고등어를 구웠다.가족들은 다 자는데도 할배는 조용히 작은 등잔 하나 켜두고 도시락 반찬을 손질했다.그때는 할배가 왜 그런 수고를 하는지 몰랐다.지금 생각하면 돈보다 마음이 더 크게 담긴 밥이었다.친구들 도시락보다 맛있는 밥소풍날 풀밭에 앉아 도시락 뚜껑을 열면, 고등어구이 냄새가 솔솔 풍겼다.친구들은 내 도시락 반찬이 신기하다며 한 입씩 달라고 했다.나는 속으로 뿌듯했다.반찬은 투박했지만..